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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7 개강소감 + alpha (4)
  2. 2002/08/28 이성 vs 감성 (1)

개강소감 + alpha

일상 2007/03/07 00:23 |
개강 후 이틀이 지났다. 지난 2년간 너무나 - 실은 미치도록 - 오고 싶던 학교를 이렇게 두 발로 걸어다니고 수업도 듣고 있지만 내가 기대했던 매우 행복한 그런 감정은 지금 아니다. 물론 예전처럼, 정말로 예전 그대로 기숙사에서 잠도 자고, 학교 식당에서 다른 학생들에 둘러싸여 밥도 먹고, 이어폰을 꽂고 캠퍼스를 거닐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공부도 하지만(이건 예전엔 안하던건데-_-;) 이런 행위나 보고 듣는 것으로 부터 100% 만족하지 못하는 내가 좀 의아스럽다. 무엇이 부족한걸까.

월요일 아침엔 수업 외에 별도로 신청한 영어강좌를 들으러 갔다. 너무 추워서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를 한 잔 사러 커피샵을 들어갔는데 왠 단정한 여학생이 길을 묻더라. 옷차림은 어른스러웠지만 약간의 불안함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얼굴 표정에서 영락없는 신입생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싶었지만 수업시간 때문에 간단히 '걸어가는 것 보다 버스를 타는게 더 낫다'라고만 알려주었는데 나중에 강의실을 잘 찾아갔는지 마음이 쓰였다. 그러면서도 내가 큰 경계심 없이 길을 물어볼만한 사람은 되는구나 라는 안도감이 든 것은 어찌 보면 좀 우스운 일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영어를 공부했다. 영어로 듣고 영어로 말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난 진심으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좋아한다. 금새 질려버리는게 흠이지만 공부는 '끝이 없다'는 면에서 어쩌면 나랑 궁합이 잘 맞다. 나는 일을 하지 말고 공부를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역시……. 이 강좌는 4월 중순이면 끝나는데 그 이후로도 계속 신청할 것 같다. '할 것 같다'라고 말한 이유는 지금은 머릿 속 언어적 중추가 새로이 활동을 재개한 것이 반갑기만 하지만 이 녀석이 언제 또 지쳐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엔 이번 학기 유일한 교양 수업인 '논리와 비판적 사고'라는 수업을 들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고 사회비판적인 과목이었지만 한 학기동안 재미있게 들을 것 같다. 예전에, 스스로를 매우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이런 수업을 들을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었는데…. 어쨌든 오랜만에 머리를 좀 굴렸더니 느낌이 꽤 좋았다.

그리고나서 저녁 식사 후 조금 전까지는 <Grey's Anatomy>를 시즌2까지 마저 다 봤다. 원래는 한 편만 볼 예정이었는데 이 사람들이 도중에 그만 보게 하지 않더라고. 나는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면 등장인물과 나를 자꾸만 동일시 하려는 경향이 있다. 일본영화를 보고 나서 잘 하지도 못하는 일본어를 한 동안 입에 달고 다닌다든지, 영화 <Bourne Identity>를 보고 나서는 갑자기 비밀요원 놀이를 한다든지, 뭐 그런 것. 그래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냐면 바로 어른스럽게 생각하고 어른스럽게 말하기를 하고 있다. 일개 드라마에서 어떤 대단한 것을 얻을 순 없지만 <Grey's Anatomy>에서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어른스러운 해결책을 종종 말해주곤 한다. 매편 시작과 끝 부분에 주인공 Grey의 나레이션에서도 그렇지만 요즘엔 오히려 O'Malley의 대사에서 그런 것을 더 많이 느낀다. 정확하거나 논리적인 해결책이 아닌 말그대로 어른스러운 해결책. 서로 상처주지 않게,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때론 뜨겁게 때론 차갑게,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이렇게 또 나는 감성적인 인간이 되어 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내 머리는 빠른 속도로 잘 돌아가고 있었는데 지금은 돌아가기를 멈춘 채... 뛰고 있다. 마치 심장처럼 뛰고 있다. 이럴 때 스스로에 대한 컨트롤을 좀 더 수월하게 하고자 '논리와 비판적 사고'라는 얼음덩어리 수업을 신청한건지도 모르겠다. 꿈보다 해몽이 더 좋다.

쓰다가 절반 정도를 날려먹고 다시 썼는데 그 전 글과 느낌이 많이 달라져버렸다.
사람의 머리란... 이 놈의 머리란... 나라는 녀석의 머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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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zz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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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박또 2007/03/07 08:31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항상 학생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학생신분을 벗어난지 오래되어서인지, '개강'이라는 게 얼마나 부러운지 모르겠어요. ^^;

  2. BlogIcon Linne 2007/03/11 02:1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새로운 지식 배우는 걸 좋아해요! (지금은 타의가 약 70%가량 들어있어서 그닥 즐겁지만은 않지만^^; 어쨌건...)

    @ Grey's Anatomy의 주인공이 정말 Grey였군요! 'ㅂ'
    저희 교재 중에 GRAY'S ANATOMY라는 유명한 책이 있어서 혹시 교재의 GRAY가 그 Grey인가 했답니다. ^^;

    • BlogIcon zzun 2007/03/11 14:02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점점 머리회전이 느려지는 것 같아 고민중이랍니다.
      주인공은 Meredith Grey라는 여자인턴인데 참..
      푼수이면서.. 우유부단하면서..도 매력있죠 ^^
      실제로 Gray's Anatomy(Henry Gray's Anatomy of the Human Body)라는 medical textbook이 있군요!!
      의도된 제목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공부는 잘 하고 계시죠?

이성 vs 감성

일상 2002/08/28 00:00 |
오래전부터 시달려오던 싸움이다.
이성과 감성.. 어느쪽에 치우친 삶이 더 좋은걸까
물론 조화로우면 가장 좋겠지만
매번 선택의 순간마다 난 이성과 감성 때문에 고민한다.
어느쪽에 더 중점을 둬야하나..

난 나름대로 상당히 이성적인 인간이라는 생각이다.
좀 힘들거나 난처한 상황에도 이성적으로 생각하는게 더 익숙하다.
가끔 감성이라는 녀석이 끼어들긴 하지만 무시되기 일쑤다.
감성은..
내가 영화를 볼때나 음악에 심취할때나 그럴때 가끔 나와서
내 사고를 지배한다.. 잠깐동안이긴 하지만..

아직 난 사랑이란게 뭔지 모른다.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가끔 부럽기도 하고,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열정적으로 매달릴만큼은 아니다.
전공 공부와 수업에 내 열정을 쏟아붓는건 아무 꺼리낌이 없으면서
사랑이라는 알지못하는 것에 내 열정을 다하지는 못한다..
그게 모험적이라는 생각에서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감성이 거의 항상 이성에게 밀려나듯
사랑도 나의 다른 목표들과의 싸움에서 밀려나서 그런가 보다.

난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걸 좋아한다.
그치만 하루에도 몇번씩
가슴 한구석이 찌릿찌릿하면서 요동치는것은
요즘들어 참 견디기 힘들다.
이상하지... 요즘엔 아무일도 없이 빈둥거리기만 했는데
특별히 만나거나 한 사람도 없는데..
누구에게도 아무 특별한 감정이 없는데....
갈수록 더 저려온다.
벌 받은건가..??

난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다.
성공이 곧 행복은 아니겠지만, 어느정도의 행복은 보장한다고 본다.
그치만 나 스스로도 생각한다.
난.. 행복해지기엔 너무 차가운 사람이 아닌가.. 하고

아무래도 평생 사랑 따위 못해볼것 같다.



는 생각이 가끔씩..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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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감성,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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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순보 2003/01/18 16:2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 이성보단 감성이 좋다..^^